[ ()경영기법 소개 ]

 

마이클 포터의 경영전략 수립방법에 대한 새로운 대안

 

- 혜영 | 경희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hychung@khu.ac.kr

 

 마이클 포터(Porter)는 우리에게 경쟁과 경영전략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시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에 의하면, 경영전략은경쟁기업에 비하여 높은 수익성을 내기 위한 행동계획이다. 쉽게 말하면, 경영전략은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계획하는 것이다. 포터가 주장하는 경영전략의 핵심은포지셔닝(positioning)’다섯 가지 경쟁세력(five forces)에 대한 전략적 대응법이다. 여기서 five forces는 신규 진입자의 위협, 고객의 교섭력, 공급자의 교섭력, 대체품의 위협, 기존 경쟁자들과의 경쟁을 말한다. 요약하면, 포터의 경영전략은 포지셔닝과 기업의 핵심역량 강화를 통하여 경쟁세력을 가장 잘 방어할 수 있도록 행동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그러나, 포터 식의 경영전략은 오늘날과 같은 역동적인 시장상황과 변화무쌍한 기술발전에 대응하기에는 지나치게 안이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왜냐 하면, 한편으로, 경쟁자들은 어떠한 시장의 포지션도 바로 모방할 수 있어서 경쟁우위는 한순간에 무너지며, 다른 한편으로는, five forces에 대한 미래 불확실성을 감안하지 않아 현실적 적용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빠른 변화는 불확실성을 동반한다. 그리고 불확실성은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으나 커다란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포터를 포함한 과거의 연구는 불확실성을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분해하였다. , ‘위험이 존재하는 상황위험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상황으로 나누었다. 따라서 전략의 방향도시행 또는 포기등과 같이 이분법적으로 도출되었다.

 최근 코트니(Courtney)와 같은 사람은 위험상황을 위험의 정도에 따라 4개 수준으로 나누어 분석할 것을 제안하였다. 위험상황을 다분법적으로 분석할 경우에는 그에 대응하는 전략 역시 다분법적이고 단계적인 행동계획으로 도출되어 훨씬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 포터의 five forces 분석방법을 코트니가 제안한 방법으로 다시 해석하여 보자. 전략수립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five forces 가 미래에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예측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각 force의 미래 변화정(또는 불확실성 정도)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 신규 진입자, 고객, 공급자, 대체품, 기존 경쟁자 등 five forces의 미래 불확실성 정도는 일률적일 수 없고 예측가능성에 있어서도 큰 차이가 있다.

  물론 분석의 편의상 포터의 five forces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five forces를 기업의 가치창출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변수들(value drivers; 예를 들어, 시장규모, 시장점유율, 가격, 규제기관의 규제 등)로 구체화시킬 수 있다.

  전략수립의 첫 단계는 각 force 의 핵심변수들에 대한 불확실성을 네 가지 수준으로 분해하는 것이다. ‘상황 1’은 안정적 상황으로서 예측이 쉬운 경우이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와 같이 안정된 상표의 내년도 매출액 예측과 같은 경우이다. ‘상황 2’는 미래의 가능한 상황이 34개 이내로 한정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관련 법규의 국회 통과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경우이다. ‘상황 3’은 미래예측이 가능하나 그 범위가 상당히 큰 경우이다. 예를 들어, 중국시장에 진출할 경우 향후 5년간의 우리 기업의 시장규모는 중국의 경제상황에 따라 120억 달러가 될 것이라는 경우이다. ‘상황 4’는 미래 예측을 거의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기술 및 경제사회적 변혁이 예상되는 경우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불확실성의 정도가 크게 변할 수 있으며(대체로 불확실성 수준이 감소추세), 따라서 계속적인 정보수집을 통하여 전략을 단계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분법적인 사고는 과거의 이분적인 사고와는 매우 다른 결론을 도출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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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수립의 두 번째 단계는 행동계획의 선택이다. 행동계획은 크게 세 가지 분야로 나눈다. 첫째, 혁신적 제품과 표준으로 기존 산업구조를 선도할 것인지, 또는 기존 산업구조에 순응할 것인 지의 선택이다. 둘째, 당장 큰 투자를 감행할 것인지 또는 실험적으로 참여한 다음에 단계적으로 투자를 늘려 나갈 것인지 또는 일단 포기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다. 셋째, 하나에 품목에 집중할 것인지 또는 위험분산을 위하여 다변화 전략을 선택할 것인지에 문제이다. 이같은 행동계획의 선택은 위에서 설명한 불확실성의 수준에 따라 달라지며, force의 불확실성 수준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론을 내려야 한다.

 그러면 종합적 판단은 어떤 방법론에 기초할 것인가? 계량적 분석방법이 만능은 아니지만 먼저 계량적 분석결과를 도출한 다음, 비계량적 요인을 감안하여 최종 결론을 내리는 방법이 유력하다. 최근까지 경영학과 경제학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계량적 분석방법이 개발되어 왔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위에서 소개한 각 불확실성 수준에 적합한 분석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대체로 불확실성이 거의 없는상황 1’에 대한 분석방법은 쉽고 명쾌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으며,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상황 4’에는 적절한 분석방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당장 큰 투자를 감행하는 것보다는 시간을 두고 불확실성이 완화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권고한다(물론 실험적으로 참여한 다음에 단계적으로 전략을 수정해 가는 방법도 추천할 수 있다). 따라서 분석의 초점은상황 2’상황 3’에 맞추어진다.

 과거의 이분법적인 불확실성 분석에서는 이분법적인 결론(, 당장 시행 또는 포기)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전략이란 향후의 추가적 정보에 따라 얼마든지 단계적으로 포기하거나 또는 확장하여 나갈 수 있다. 이같은 옵션(선택권)의 가치평가 역시 간과해서는 안된다. , 전략선택 이후의 경영자의 옵션을 분석에 포함시킬 경우, 포함시키지 않고 분석한 경우보다 훨씬 낙관적인 결론이 도출된다. 왜냐하면 옵션의 가치는 항상 양(+)이기 때문이다. 이를 실물옵션(real option)이라고 부르며 최근 그 가치평가방법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실물옵션을 반영하지 않을 경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 대한 투자를 쉽게 포기하라는 결론이 도출된다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주장을 요약하면, 마이클 포터의 five forces 분석에 기초한 포지셔닝 전략수립은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여 자칫 비관적 결론이 도출될 수 있으며 오늘날과 같은 역동적인 시장상황과 변화무쌍한 기술발전에 대응하기에는 지나치게 안이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따라서 five forces에 대한 미래 불확실성을 세분하여 분석할 경우, 분석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좀더 현실적인 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 위의 주장과 관련하여 추천할 도서 목록은 다음과 같다.

1. Michael Porter. 1980. Competitive Strategy : Techniques for Analyzing

 Industries. Free Press(국내 번역본 있음).

2. Michael Porter. 1996. On Competition.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국내

 번역본 있음).

3. Hugh Courtney. 2001. 20/20 Foresight : Crafting Strategy in an Uncertain

 World. 2001.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